![]() by 제피르팔콘 |
청와대가 뚫릴 수도 있는 마당에 경찰이 어떤 대응을 했으면 좋았겠냐는 병맛같은 글이 있더라. 그 글 보자마자 1분도 생각하지 않고 나온 글이다. 더 좋은 아이디어 있으신 분은 태클을 바란다.
1. 버스가 아닌 전경들이 벽을 구성했어야 한다. 이전까지 시위의 양상을 보면 적어도 앞에 전경이라는 '사람'이 있는 경우, 그것을 강압적으로 밀어낸다든지, 힘으로 뚫으려고는 하지 않았다. 그런 시도가 있을라치면 대번 시민들 사이에서 '비폭력 비폭력'의 외침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스는 사람이 아니다. 버스를 흔들고 뜯고 넘는다고 해도 여기다 대고 비폭력을 부르짖기는 정말 애매하다. 시민끼리도 자제가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정말로 청와대로 가는 길을 사수하고 싶었으면 버스만 덩그마니 남겨놓고 전경들은 뒤에 숨는 것이 아니라 전경이 앞으로 나와 몇 겹으로 배치가 되고, 버스는 최후의 보루로써 전경의 맨 뒤에 배치되어 있었어야 했다. 그러면 초반에 약간의 충돌이 있을 지는 몰라도 그 이후로는 대치 상태가 계속 이어졌을 것이다. 시위대의 무모한 시도를 스스로 억제하게 만들 수 있었던 '사람'이라는 좋은 카드를 왜 경찰 측에서 스스로 버렸는지 나는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 전경들을 시위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웃기는 소리다. 언제부터 윗대가리들이 그렇게 전경을 위해줬다고. 2. 인원이 부족해서 정 버스를 쓸 수 밖에 없었다면 적어도 청와대 지척에서는 책임자가 나와야 했다. 물론 청와대로 가자는 목적의식이 분명한 움직임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흐름이 가는대로 움직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대체 청와대로 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왜 경찰도 그것만큼은 필사적으로 저지할 수 밖에 없는지 경찰 측에서 어느 정도 위치가 있는 책임자가 나와서 시민들에게 그 점을 분명히 설명해야 했다. '여러분은 불법 시위를 하고 계십니다. 해산하지 않으면 어쩌고' 할 때는 잘만 등장하는 방송차를 왜 그럴 때는 써먹을 생각을 안 하나. 흥분한 시위대에게 먹혔을 리가 없다고? 본격적으로 버스를 넘으려는 시도를 하기 전까지 상당히 긴 대치 시간이 있었다. 소강 상태도 분명히 존재했고. 분위기가 다시 격해진 것은 어디까지나 살수차가 등장하고 물이 뿌려지기 시작한 시점부터다. 어차피 시위대 전부에게 들릴 필요는 없었다. 앞에서 멈추면 얌전히 멈추는 착한 시위대 들이었으니까. 그러니 시위대의 전열을 구성하는 사람들 정도에게만 들릴 정도였으면 충분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 냉정을 유지하고 있었던 시민들에게 전진을 멈추고 되돌아가야 할 구실을 주는 것. 그것이 그 자리에서는 가장 필요했다. 그런데 경찰이라는 색휘들은 그냥 닥치고 가만히 있었지. 시민들이 슬금슬금 넘어오는 것도 그냥 두고 보다가 본격적으로 버스가 만만해보이는 시점이 오자 그제서야 부랴부랴 물대포 들이대기 시작했고. 이건 대응이 미숙했다고 설명할 수 밖에 없다. 3. 그리고 정말 짚고 넘어가야 하는 점. 시위대가 정말로 청와대에 침입해서 이뭐병 씨의 모가지를 따는게 목적이었다고 생각하나? 중고등학생, 애 딸린 엄마. 직장인이 그렇게 많았던 시위대가? 이 점은 인정하자. 시위대는 그냥 청와대가 우리 말을 들어먹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를 원했을 뿐이다. 너무 들은 척도 안 하니까 청와대 앞에서 지랄하면 지도 별 수 없겠지 하는 상당히 순진한 생각을 가지고 그쪽으로 움직였던 것이고. 그렇다면 그때 시위대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청와대가 듣고 있다. 당신들을 만만하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제스츄어다. 그러므로 사실 제일 좋은 방법은 경찰이 나서는 것보다 청와대에서 나서는 것이다. 대통령은 당연히 못 나오지만 어느 정도 지위가 있는 비서관이 나와서 대통령이 지금 일어나있고, 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고, 국민들의 뜻을 잘 알았고, 내일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있는 힘을 다해 설득을 시도했어야 했다.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정부라 말로 해서 설득이 잘 안 된다면 국민들에게 멈춰달라고 절이라도 해야했다. 고등학생도 제발 길 좀 비키라고 다리에 힘 풀릴 때까지 절하더라. 대체 청와대 눌러붙어 있는 것은 무슨 벼슬이라고 그 정도 노력도 안 하나? 그러나 결국 청와대의 쥐새끼와 그 일당들은 그들의 본성에 맞게 쥐굴에 틀어박혀서 꼼짝도 안 했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멈춰야할 이유가 없는 시민들과 무슨 짓을 해도 막아야 하는 경찰들이다. 파국은 명약관화한 것이고. 젠장. 항상 책임을 져야 할 놈들이 책임을 안 지면 괜히 엄한 사람들이 깨지는 거다. 썩을 놈의 세상. '(주)예수' 의 사장과 사원들이 항상 신봉해마지 않는 절대자는 대체 어디있는 거냐.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라고는 하지 않는다. 지위가 그쯤되면 가뜩이나 할일 많을 테니 그 정도는 인간이 알아서 하겠다. 그러니 제발 마땅히 져야 할 책임도 안 지고 살금살금 도망다니는 잡것들 한테만은 벼락이라도 떨궈주기 바란다. 조물주라면서? 자기 손으로 만든 결함품 정도는 스스로 치워야 하지 않겠나? 난독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요약하면 세가지다. 이건 다 이명박과 그 일당이 무능한 탓이다. 정책이나 협상 이야기가 아니라 청와대 턱 밑까지 시민들이 밀고 올라온 상황에서 청와대는 정말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아, 하나 했구나. '당황했다' 그리고 경찰은 시위대를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몇가지 있었음에도 그냥 포기해버렸다. 조금만 더 능력이 있었다면, 조금만 더 시위대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면 청와대를 막고 있는 마지막 저지선에 시민들이 기어오르는 난감한 상태가 만들어지지 않게 했을 것이다. 이것 역시 경찰의 책임이다. 시민들? 10만 가까운 인원이다. 이정도면 사실 어떤 저항이든 그냥 수로 눌러버릴 수가 있다. 까놓고 말해서 제대로 맘 먹었으면 경찰 버스 다 엎어버리고 청와대 문앞까지 갈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끝까지 경찰 버스 안 엎었다.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이 좀 흔들어보기는 했자만 그 많은 인원이 당장 엎어버리자고 덤비지는 않았다. 이 정도면 할만큼 했다고 생각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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